시흥으로 이사온지 2년이 넘었건만 시흥에 있는 산에 올라본 적이 없다. 등산을 원체 안좋아하기도 했었고 그만큼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다만, 이제는 살기위해(?) 운동 목적으로 등산을 하다보니 동네에 있는 나즈막한 산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동네에 있는 산들을 찾아보다 눈에 띤 곳이 시흥 옥구공원 내에 있는 옥구산이다. 해발 119m 짜리 얕으막한 산인데 정상에 올라가면 앞쪽에 펼쳐진 서해바다 뷰가 꽤 시원하다는 평들이 많았다. 그렇게 어느 주말 아내와 함께 옥구공원 주차장으로 향했다.

사실, 옥구공원도 처음이었다. 그동안 집근처에 이런게 있다는 것 조차 몰랐다. 주차장은 주말임에도 상당히 여유로왔고, 주차비는 Free-! 주차장은 2주차장에 댔고, 미리 팁을 주자면 주차해놓고 농구장쪽으로 가는게 맞는 길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산을 다 타고 내려와서야 깨달았으므로, 바꿔말해 시작부터 눈 앞에 옥구산이 보였지만, 들머리가 어딘지 몰라 일단 저 길이 아닌가 싶어 공원길을 무작정 걸었다. 덕분에 공원 한바퀴 산책 자-알 했다. 허허허


그래도 옥구공원이 생각보다 상당히 큰 규모라는 것에 놀랐고, 가족들끼리 나와 오손도손 이야기도 나누며 준비해온 음식들을 나눠먹는 모습들이 보여 참 평화롭게 보였다.

그렇게 공원을 한바퀴 돌고 매점 앞에 이르렀는데, 이 매점옆쪽으로 옥구산 들머리가 하나 나온다.

바로 이 곳인데, 딱히 여기에 옥구산 등산로 입구라고 쓰여있진 않고 '암석식물원'이라 쓰여있길래 우린 여기가 들머리가 아닌줄 알고 지나쳤었다. 하산을 이리로 하면서 '아, 여기도 들머리구나'라고 깨닫게 되었던 것이었다.

저 들머리를 조금만 지나오면 화장실이 딸린 관리사무소 건물이 나타나는데, 좌측에 보이는 조각 뒷편이 좀 더 오피셜한(?) 옥구산의 들머리이다.

여기 이렇게 누가봐도 들머리스러운 입구 안내판(?)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오피셜 하다는 것이다. ㅋ 근데, 읽어보니 신기했던게 이 공원이 옥구도(島), 그러니까 섬이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옥구산도 섬안에 있는 섬산이었을 터. 바다위에 떠있는 옥구도와 옥구산을 상상해보니 그 모습도 매력적일 것 같았다.

여튼 신기한 생각 뒤로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옥구산 산행 시작. 시작부터 꽤나 가파른 경사구간이지만 길지 않아 어렵진 않다.

경사면의 끝부분 즈음 가니 이런게 써있다. 뱀이 나온다고?? 하긴 아파트 카페에서 매 출현 사진이며, 고라니 출현 사진들도 올라왔었으니 뱀정도야 뭐-. 시흥은 자연이 살아있는 곳이던가.

경사면을 다 오르면 보이는 정자. 여기서 좌측몸을 아예 틀어버리면-

짧은 돌계단 구간이 나오고 이 돌계단을 지나면 또 판판한 나무데크가 나오면서 옥구산 산 속으로 접어드는 느낌이다.

옥구산은 산의 중반정도까진 길을 참 잘 해놨다.


데크 끝나면 또 돌+흙 계단

제법 산스러운(?)느낌나는 옥구산. 숲도 꽤 멋있었고, 초행길이라 그런것인지 이 때 좀 땀이 났는데, 막 많이 힘들다거나 그런 느낌은 아니고 운동하기 딱 좋은 느낌이었다.

자, 이제 마지막 깔딱고개. 이 계단을 오르면 정상이다.


그렇게 오른 정상은 진짜 의외로 탁-! 트인 시야가 시원하더라. 날은 흐렸지만 말그대로 서해바다뷰도 보이고

저렇게 거대한 녹지가 있었던가 신기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길이 4km정도 되는 도시숲, 완충녹지라고 한다. 시흥 늠내길 4코스에도 포함되어 걷기좋은 길로 소개되고 있던데, 조만간 도전해봐야겠다.


공단 지대의 모습과 국궁장. 국궁장이 있었다는게 더 신기.

나름 정상석.

집 방향. 이제 하산할 시간-

내려오는 숲길에 이름 모를 예쁜 꽃과 도토리가 떨어져있었다. 이 작은 옥구산에 청설모나 다람쥐도 살고 있으려나- 옥구산이 기대 이상으로 자연이 풍성해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산길은 올라온길 말고 다른 코스로 내려갔는데, 이런 문(?)이 나오더라. 사실 어디로 내려와도 공원길이라 어느 길로 접어들건 겁낼 필요는 없어보인다.

옥구산 자체는 119m짜리인데 들머리 찾느라 헤메이면서 길이 최소 1km는 뽑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