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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 분식집 풍년쌀농산, 떡이 맛있더라. 이말의 뜻은?

by 설마맛있나 2021. 12. 20.

요즘 아내와 함께 삼청동에 자주 간다. 딱히 일이 있어 가는건 아니고 그 동네 분위기가 좋아 데이트 할겸 가게 된다. 하지만 갈 때마다 늘 즉흥적으로 가다보니 식사가 참 애매해지더라. 말했듯 즉흥적으로 가다보니 식당을 예약하고 가지 않아 유명한 식당들은 요즘 시국엔 도저히 갈 수 없고, 길을 걷다 괜찮아 보이는 곳에 자리가 있다면 들어가는 식이다. 그러다 우연히 이 삼청동 분식집 풍년쌀농산을 발견했는데, 이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바글바글 한 것을 보고 대체 얼마나 맛있기에 저정도 일까 싶어 한번 가보기로 했다.

 

 

 

삼청동 분식집 풍년쌀농산 위치

 

 

 

우린 통칭 '삼청동'이라 부르는데 사실 '화동'이었다. 지도 첨부하면서 알았다. 허허- 어쨌든 딱히 목적지 안정해두고 걷다가 발견한 곳이었기에 위치는 크게 신경쓰고 찾아가질 않았더랬다. 나중에 알았는데 수요미식회에 나온 집이라 한다. 그런 프로에 소개된 집들을 찾아다니는 편은 아닌데, 조금 의외이긴 했다. 왜 의외인지는 아래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시길 바라겠다. 

 

 

삼청동 분식집 풍년쌀농산 전경

간판이 꽤나 옛스럽게 있다보니 화려한 이동네 다른 집들에 비해 눈에 확 띄지는 않는 편. 그러다보니 무심결이 휙 지나갈지도 모르겠으나, 가게 안에는 늘 사람이 바글바글 하다보니 모른체 지나치기가 오히려 더 쉽지 않아보인다. 외관만보면 분식집인걸 알아채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으나 바로앞 가판에 여느 분식점에서나 볼 수 있는 떡볶이 판과 오뎅다이가 있어 여기가 분식집이라는 걸 한눈에 보여준다 .

 

 

실내도 딱히 인테리어랄 것이 없을 정도로 심플하다. 하얀색 페인트로 슥슥 칠한 벽에 파라솔 테이블과 의자가 전부다. 이런것도 '멋'인 시대이니 나쁠 것은 없다. 분식집이 고급스러우면 그건 그거대로 언발런스 하다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사람 정말 많다. 밥시간을 넘은 저녁시간이었음에도 사람들이 가득했다. 나름 2m의 거리유지는 하려하나 솔직히 이정도 인파라면 제대로 지켜질리는 만무하다. 

 

앉아있는 손님들 대부분 메뉴가 비슷하다. 여느 분식점이나 그렇듯 떡튀순(떡볶이, 튀김, 순대)이 가장 많아보이고, 그 다음이 떡오(떡볶이, 오뎅)순인것 같다. 메뉴는 다음챕터에서 자세히 말해보겠다.

 

삼청동 분식집 풍년쌀농산의 메뉴들

메뉴판을 보면 메뉴가 쭉 나와있는데 가격이 착한편이다. 이동네 자리세가 장난 아닌 걸로 아는데 저가격받고 팔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착한 가격. 강남쪽 분식점들에 비해서도 한참 착하다. 아직도 오뎅 한꼬치에 500원에 파는 곳이 있다는게 놀라울 정도- 우리는 튀김은 당기지 않아 떡볶이와 오뎅, 순대를 시켰는데 시키자마자 오데은 바로 나온다. 

 

 

3종 메뉴가 모두 나왔다. 양은 많지도 적지도 않고 딱 가격대비 적절한 양인것 같다. 

 

 

오뎅 덕후로써 말하건데 여기 오뎅은 평타다. 아주 좋은 퀄리티도 아니고 아주 나쁜 퀄리티도 아니다. 오히려 5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한다면 조금더 후하게 쳐줘야 할지도 모르겠다. 생선살 함량이 아주 높은 그런 오뎅은 아니고 밀가루 적당히 많이(?)섞인 흔한 분식집이 오뎅 그 맛인데, 같은 오뎅이라도 어떻게 불리느냐에 따라 쫄깃함의 정도가 차이가 크다. 이 집은 오뎅 관리(?)라고 해야할까, 나름 신경쓰는 편인것 같은게 오뎅이 저렇게 뽀얀색깔과 적당한 불림 정도가 유지되려면 한번 삶아낸 것을 적당한 온기의 물에 담궜다 뺐다를 반복해야 하는데 그 부분을 꽤 잘 하는 것 같았다. 거듭 말하지만 나쁘지 않다는 정도이지 맛있다는 수준은 아니다. 

 

 

다음은 순대. 어차피 분식집 순대들이야 공장에서 납품받아 쓰는게 대부분으로 어떤 공장 순대를 고르느냐가 거의 98%다. 여기 순대는 평균보다 조금 낮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겠다. 이유는 간단하다. 맛의 문제라기 보다 순대를 쪄내는 방식의 문제같다. 정상적인 모양을 갖춘 순대가 없을 정도로 우리가 받은 순대는 죄다 터져있었다. 부속물인 내장류도 그리 선도가 좋지 않았고 맛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때문에 순대에 점수주긴 힘들다.

 

 

대망의 떡볶이. 삼청동분식집 풍년쌀농산의 메인 메뉴는 뭐니뭐니해도 이 쌀떡볶이 이다. 그냥 딱 비주얼만 봤을 때는 빨간게 매콤하니 아주 맛있어 보인다. 하지만, 의외로(?) 아주 맛있는 건 아니었다. 떡볶이를 논할때 떡과 소스를 분리해서 따져보고 이 둘의 조화를 또 얘기해야 한다.

 

1) 풍년쌀농산 떡볶이의 떡

그런 측면에서 풍년쌀농산의 떡볶이는 떡이 정말 훌륭했다. 어디가서 먹어봐도 쌀떡볶이에 들어가는 떡이 이정도 퀄리티를 내는게 있을까 싶을만큼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이건 직접 떡을 뽑아야만 낼 수 있는 퀄리티로 왜 이집 이름이 풍년쌀농산인지 이해가 갔다. 분명 쌀집이었는데 떡볶이를 하기 시작한 것일 터- 

 

2) 풍년쌀농산 떡볶이의 소스

하지만 소스는 아쉽다. 떡의 퀄리티를 못따라간다. 그냥 직관적으로 말하자면 싱겁고 특색이 없다. 매운맛이면 매운맛, 달착한 마이면 달착한맛, 감칠맛이면 감칠맛이 나줘야 하는데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지지 않아 오히려 특징이 없는 맛이다. 그냥 수요미식회에 언급된 집이라는 유명세에 기대 '역시 맛있다'라고 평하기엔 소스는 분명 아쉬웠다. 혹시라도 우리가 갔을 때 떡볶이를 막 다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제대로된 맛이 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모름지기 분식집 떡볶이는 '조리는 맛'이 반 이상이기에 이제 막 끓여낸 떡볶이를 바로 맛봐서 심심하다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우리가 맛보았을땐 심심했다.

 

3) 풍년쌀농산 떡볶이의 조화

떡과 소스가 따로논다. 뭐 원래 떡이라는 식재료의 특징상 반죽과정에서 맛을 입히지 않는 이상 떡 표면에 양념이 잘 베이는 것엔 한계가 있다만 이 집 떡볶이의 떡과 소스는 확실히 따로 놀았다. 숟가락으로 떡을 잘라 소스 국물과 함께 떠먹어야만 그나마 떡볶이 스러운 맛이 났고 떡만 따로 먹으면 그냥 쫄깃하고 입안에서 부드럽게 잘 넘어가는 잘 뽑은 떡을 먹는 맛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삼청동 분식집 풍년쌀농산 총평

떡볶이의 떡이 정말 맛있었지만 소스와의 조화, 전체적인 떡볶이 스러움은 다소 부족한 편. 순대는 평균 이하, 오뎅은 평균. 수요미식회에 나왔던 유명세를 등에업은 집이지만, 이걸 알고 간 것이 아니었기에 실망감도 없었다. 그저 삼청동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은 분식집이라는 것이 반가웠고 간단하게 요기할 요량이라면 충분하지 않나 싶다. 다만, 어디까지나 맛에 대한 너무 큰 기대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마련이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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