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오랜만에 남산타워 데이트를 갔다가 저녁을 먹기 위해 남산돈까스를 먹기로 했다. 가본 이들은 알겠지만 이 동네 남산돈까스는 어느 집을 가건 맛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또 작년에 유튜브에서 한창 시끄러웠던 11번가 남산돈까스는 너무 양X치 스러워서 가기 싫어서 그냥 가까이에 있는 1번가 남산돈까스라는 집을 찾았다.
이 집을 선택했던 이유는 가게 앞에서 주차 안내 해주시던 분이 너무 친절해서 였는데 막상 식당 내부로 들어가니 내부에 있던 직원들은 전혀 친절하지 않았다. 맛집 아닌 곳의 리뷰를 정성스레 쓰고 싶진 않으니, 몇 가지 느낀 점만 간단히 기재하고 말아야겠다.
실내는 상당히 큰 규모이지만 난방이 열악하다. 상당히 추운데 먹는 내내 추워서 먹고 체하는 줄 알았다. 춥다고 말해도 딱히 어떤 조치는 없었다.
모든 것이 셀프다. 반찬도 수저도 다 직접 가져와야 한다. 물론, 셀프 서비스 자체가 문제일리 없다. 다만, 돈까스 가격대를 생각해보면 셀프 서비스라는 것에 의문이 생긴다. 왕돈까스 13,000원이 이 집에서 제일 싼 메뉴이다. 우리는 왕동까스 2개를 주문했다. 웬만한 돈까스 맛집들에 비해서도 싼 가격도 아닌데 이 돈 받으면서 아무런 서빙도 안해준다는건 좀 어이가 없다.
참! 저 풋고추를 보고 신기해하는 분들이 계시던데 이 집만의 특별함이 아니다. 남산돈까스 파는 집들은 어딜가든 풋고추를 같이 준다. 원조 집이 첨부터 그렇게 장사를 해서 그런거지 딱히 별다른 의미가 있는것도 아니고 특별함도 아니다.
돈까스 나오기 전에 마이오글로빈 언급하며 벽에 붙여놓은것 보고 '에이~설마' 했다. 이 정도 돈까스 집에 마이오글로빈 얘기를 할 정도로 퀄리 좋은 고기를 쓴다고? 하는 생각이었다. 결과는? 역시는 역시다.
고기가 얇은 쪽과 두꺼운쪽의 차이가 심한데 이건 처음 고기 작업을 할떄 두두리는걸 제대로 안한 결과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기 퀄리티가 그리 좋지도 않다. 마이오글로빈은 무슨-
튀김옷도 상당히 두꺼운데 튀기고 나서 기름을 충분히 빼지도 않았다. 튀김옷을 씹으면 기름이 입 안에 따로 노는게 느껴질 정도여서 저건 다 먹질 못했다.
풋고추가 가장 맛있다.
무엇보다 이 집이 정말 별로 였던게 내부 직원들의 태도였다. 50대 정도로 보이는 이모님들이셨는데 우리 밖에 손님이 없어서 그런지 빨리 나가라는 눈치를 너무 주더라. 가게 마감시간이 9시이고 라스트오더는 8시 30분까지라는데 우리는 7시 30분도 안되어서 들어갔는데도 어찌나 눈치를 주던지. 먹고 있는데 옆에 와서 수저통에 수저를 채워넣질 않나, 먹고 있는 테이블에 빈 반찬그릇 가져가면서 거길 행주질 하질 않나. 맛도 맛이지만 불쾌해서라도 음식이 넘어가지 않아 먹다 나왔다. 다른 리뷰들을 보니 식당 내부 직원들의 불친절에 대한 비슷한 얘기들이 꽤나 많다.
두 번 갈일 없는 식당이겠지만 혹시나 헛돈쓰지 마시라고 기록해둔다.